삼신할머니가 아기를 점지해 주듯,
나는
내 짝이 정해져 있을 것이라는
굉장한 확신을 갖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1년 동안, 나는 그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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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라는 것이
단순히 남자, 여자가 만나는 것인지,
혹은 핑크빛 세상이 되어 하트를 남발하는게 되는 것인지,
어디까지인지는 모르겠지만,
전자의 경우라면, 나는 분명 연애라는 것을 해왔다.
문제는,
행복하지 - 않았다는 것.
그래서
나는 - 아무도 좋아하지 못하는 ㅡ
감정의 불구쯤으로 생각했고
사랑이라는건
그저 드라마에나 나오는 허구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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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언가를 해야만 했었다.
그저 멍하니 있는건 지겨웠으니까.
집에가면 전화기를 던져둔채 보지 않았다.
귀찮고 성가셨으니까.
옷도, 머리도, 성격도, 말투도 바꾸려고 했다.
마음에 안들었으니까.
사랑해 ㅡ 라고 말하지 않았다.
사랑이 뭔지 몰랐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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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ㅡ
그저 아무말 없이 있어도 시간이 흘러가버려 아쉬운 사람.
언제 연락이 오나 하염없이 핸드폰을 바라보게 만드는 사람.
아무것도 바꾸지 않아도 예쁜사람.
이것이 사랑인가 ㅡ 고민하게 만드는 사람.
그래서 그저 생각만으로 가슴이 떨리는 사람.
31살이라는 늦은나이에,
거짓말처럼 ㅡ 그런 사람이 찾아왔다.
그래서 행복하다.
이제는 그저 ㅡ
지금의 이 마음이 오래도록 변함없기를
가능하다면, 영원하기를.
그것이 그 사람에게ㅡ 그리고 나에게 바라는 유일한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