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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니 /책 읽는

에쿠니가오리 낙하하는 저녁 재밌는 소설 추천

날이 더우니 왠지 기분이 가라앉아
에쿠니 가오리의 낙하하는 저녁을

다시 꺼내 보기로 한다.



낙하하는 저녁은
이별이야기이다.
8년간의 사랑이 서서히 정리되는 과정을
낙하하는 저녁으로 이야기하다니
정말 감동적인 표현력이 아닐 수 없다.

여하튼 낙하하는 저녁의 이야기는
대충 이렇다.

8년은 만난 남녀의 이별이야기
.
수줍고 온화하지만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남자
다케오.

순종적이고 차분하지만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하는
리카.

아무
문제 없던 이들 앞에
자유로운 영혼이자, 남자라면 누구나 반하는,
하물며 여자도 반하는 너무나 매력적이지만
정작 본인은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남의 상처에는 예의가 없는,
하나코가 등장한다.

다케오는 하나코에 대한
홀로사랑을 시작하게 되고

4일이라는
짧은 시간만에
8년의 연인과 헤어지기로 결심한다.

이런 나쁜놈을 봤나..



여자는 난데없는 이별통보를 받게되고
갑작스러운 헤어짐을 받아들이는데
걸리는 시간 15개월.

시간 동안
연인일때와 똑같이 일상을 공유하고
다케오가 사랑하는 하나코를 공유하고
하나코를 질투하고
다케오에게 집착하지만
하나코를 인간으로 좋아하는
그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이다.

작가의 설명을 빌리자면
"시간의 소설"이다.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집착의 소설"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에쿠니가오리의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왠지 그럴 수 있겠다 ㅡ 싶게 만드는
나로써는 그저 감탄할 수 밖에 없는 문장력.

내가 아는 누군가는
병맛 책이라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
도대체 이게 무슨 내용이냐며 ㅡ

아마도 공감능력이 없거나
문장 문장에 감동받지 못한다면
분명 그럴 수도 있겠다만
개인적으로 나는 참 좋다.

'공기가 뒤틀리기 시작했다'
'끝없이 내리는 비가
나와 다케오를 우산째
대지에 가둬버린 듯한 느낌이었다'


이런 글을 읽다 보면
버린 남자를 놓지 못하는 여자의 마음도
남자를 본의 아니게 뺏어간 여자를
인간적으로 좋아할 수 있는 마음도
집착인지 우정인지 모를 15개월의
지지부진함도 이해가 되는듯 하다.

여하튼 ㅡ
에쿠니가오리의 놀라운 감성에 감탄하며
정말 재밌었던 낙하하는 저녁.


​쓸데없고 의미없는
지극히 개인적인 책에대한 주절거림 끝.